Ari 아리, 성명서, 평화의소녀상

성폭력은 사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아리”, 공공장소에 남아야 합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베를린 미테 구청이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아리”를 공공장소에서 밀어내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미테 구의회(BVV)는 이미 여러 차례 현 위치에 소녀상을 유지하기로 결의했으며, 구청과 같은 당(베를린 녹색당)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도 베를린 모아빗 지역에 소녀상이 영구히 존속하기를 요구해 왔습니다.

2025년 7월 14일 미테 구청과 코리아협의회 간의 대화 이후, 구청은 대외적으로는 스스로를 마치 소녀상의 구원자인 양 연출하면서, 동시에 장기적으로 소녀상과 같은 예술작품들을 위협할 규정을 마련하고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티어가르텐 지역의 주택조합Unionplatz eG은 미테 구청이 소녀상의 철거를 강행할 경우 본인의 사유지에 대체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며 연대의 뜻을 표했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이 제안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비상시의 임시 대책일 뿐이며, 조합도 코리아협의회도 소녀상의 이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코리아협의회의 입장

2025년 8월 15일자 보도자료에서 미테 구청은, 제안된 대체 부지가 현재 위치와 비교해도 환경, 가시성, 지역사회와의 연결성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코리아협의회는 이러한 주장에 단호히 부인합니다.

평화의소녀상은 공공 공간에서야만 그 예술적·정치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민간 주택조합의 사유지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또한 구청의 설명에는 결정적으로 빠진 부분이 있습니다. 제안된 대체 부지는 정치적 집회나 시위 장소로서의 활용이 크게 제한됩니다. 현재 위치는 베를린 미테에서 다양한 이주민·페미니스트 운동과 공동체의 조직 및 연대의 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 부지로의 이전은 이러한 핵심적 기능을 약화시키고, 베를린 소녀상 “아리”를 둘러싼 운동의 가시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것입니다.

코리아협의회의 전면적인 반대 입장은 다음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독일어):
Geschwärzt_20250811_Korea-Verband-vs-Land-Berlin_dka_Mitteilung.pdf

왜 공공장소가 필수적인가

대체 부지가 공공에 접근 가능하다고 해서 사회적 의미의 ‘공공성’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미테 구청은 소녀상을 사유지로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폭력 문제가 종종 공적 담론에서 사적 영역으로 밀려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번 경우에도 공공 공간에서의 논의 자체가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평화의소녀상 “아리”는 공공장소에 남아야 합니다. 그래야 성폭력 피해자들의 기억이 사회 속에서 가시화되고, 그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소녀상이 가진 진정한 의미가 살아납니다. 의식을 일깨우고, 기억을 이어가며, 사회 전체의 입장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성폭력 문제에 맞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할 책임은 사회 전체에 있으며, 이를 민간 주택조합에 떠넘길 수는 없습니다.

구청의 “아리 특별법” – 예술의 자유와 기억문화의 후퇴

미테 구청은 새로 제정한 방침을 통해, 공모 절차 없이 설치된 예술작품은 공공장소에서 최대 2년까지만 허용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평화의소녀상을 직접적으로 겨냥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사회 예술작품들에도 위협이 됩니다.

예술의 자유란 “2년 후 철거”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공공장소에서의 예술과 시민사회의 기억활동이 강화되기를 바라며, 이를 제한하거나 폐기하려는 시도를 규탄합니다.

스테파니 렘링어Stefanie Remlinger 구청장이 스스로를 평화의소녀상의 구원자로 포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구청장은 소녀상을 공공장소의 추모 기념물로 인정하고 영구히 보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테 구청은 아직 그러한 제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배경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아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로 동원된 여성과 소녀들, 이른바 일본군‘위안부’를 기억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피해 생존자들의 그 용기를 기립니다. 2020년 9월 28일 코리아협의회에 의해 세워진 이 평화의 소녀상은 시민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전시 성폭력에 맞선 기념물이자, 이주민 기억문화와 시민사회의 실천을 상징합니다.

소녀상의 존속은 도시의 책임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공공장소는 불편하더라도 비판적 기억을 담아야 합니다. 이러한 공간을 밀어낸다는 것은 역사적 책임과 마주하는 것을 거부하고, 소외된 시각의 가시성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사유지로의 이전은 피해자들을 상징적으로 침묵시키고, 생존자와 전 세계 인권·정의 운동에 심각한 부정적 신호를 보낼 것입니다.

소녀상 “아리”의 존재는 공공장소가 종종 외면당하거나 억눌린 이들을 포함한 모두의 것임을 강하게 주장합니다. “아리”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도시 공간 속에서 그 자리를 쟁취해 온 살아 있는 기억운동의 일부입니다. 이 공간은 결코 포기되어서는 안 됩니다.

코리아협의회 언론 보도 문의는 언론 담당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Bianca Hal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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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미연, 2025년 8월 17일, 평화의소녀상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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