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에 코리아협의회와 슈테파니 렘링어(Stefanie Remlinger) 베를린 미테 구청장과의 면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면담의 목적은 전시 성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평화의소녀상 존치 여부에 대한 합의 불발
우리는 여전히 소녀상이 현재의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기를 바라며, 지난 16년 동안 깊이 뿌리내린 모아빗(Moabit) 지역 사회에서 베를린 일본군’위안부’박물관 Museum der Trostfrauen (MuT)과 함께 중요한 교육적 역할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평화의소녀상의 의미와 상징성, 그리고 지역 주민, 피해자, 지지자들의 뜻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선 미테 구청이 평화의소녀상 ‘아리’를 공공장소에서 철거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논의를 위한 기본 전제가 될 것이었지만, 구청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구청은 새로운 위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없이 소녀상을 사유지로 이전하는 것에 맹목적으로 동의하라는 압박을 가했습니다. 구청 측에서는 소녀상이 모아빗에 남을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불평등한 권력관계와 압력에 기반한 타협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에 더해 렘링어 구청장은 코리아협회가 4주 안에 독자적으로 새로운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장소 선정의 책임은 전적으로 코리아협의회에 있으니 구청은 단순한 지원 역할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4주라는 기간은 비현실적이며 반드시 연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몇 가지 대체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렘링어 구청장은 우리가 과거에 그녀의 모든 제안을 거부하였고 그녀에 대한 ‘비방 캠페인’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우리가 구청의 제안에 동의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우리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제(2024년 9월 25일) 미테 구청이 발표한 보도자료 ((Nr. 227/2024)에서 렘링어 구청장은 코리아협회가 ‘타협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미테 구청은 우리에게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리고, 4주 이내라는 철거 기한을 설정하려 합니다. 코리아협의회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으며, 대화 내내 이를 강조해 왔습니다. 우리는 지역 공동체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박물관과 지역 사회 공동 공간을 형성해 온 코리아협의회의 노력이 유지될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을 수 있도록 1년이라는 기간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평화의소녀상은 베를린 일본군‘위안부’ 박물관(MuT)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며 성폭력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연장선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소녀상의 이전이 박물관의 이전을 의미한다면, 박물관의 기존 전시 및 공간 배치를 새롭게 조정해야 합니다. 또한 협력 중인 청소년 단체들의 접근성을 검토해야 하며, 이는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1년의 유예 기간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테 구청 측에서 진정성 있는 타협의 자세를 보이지 않는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코리아협의회의 목소리도 반영될 수 있는, 대등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투명한 협상을 촉구합니다.
코리아협의회, 미테 구청에 대체안 제출
코리아협의회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2024년 9월 26일 구청에 대체안을 전달하였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안의 체결을 제안합니다. 해당 문서는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베를린 미테 구청이 2024년 10월 10일까지 대체안에 대한 답변을 줄 것을 요청합니다.
사진: Miyeon Choi, 2024년 8월 14일, 평화의소녀상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