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평화의소녀상

베를린 시장 카이 베그너, 평화의소녀상 철거를 원하다

베를린 시장 카이 베그너, 평화의소녀상 철거를 원하다.

2024년 5월 16일, 카이 베그너(Kai Wegner) 베를린 시장은 “베를린-도쿄 도시 파트너십 30년: 카이 베그너,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보도 자료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베를린 시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베를린의 위안부 기림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베를린과 연방 정부를 포함한 모든 관련 당사자들과 논의 중입니다. 베그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비가 세워지는 것은 찬성하지만, 한 쪽으로 편향된 표현은 더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베를린 시장은 회담에 일본 대사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코리아협의회는 다음과 같이 논평합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베를린 시장의 발언을 공공장소에서 평화의소녀상을 철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베를린에 있는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를 없애는 것입니다.

코리아협의회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베를린시는 일본 정부의 압력에 일방적으로 굴복하고 있습니다.

카이 베그너 시장은 “모든 관련 당사자들과 논의 중”이라는 자신의 발언과 달리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와 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리아협의회에 대화를 제안한다면 그에 기꺼이 응할 것입니다.

코리아협의회는 카이 베그너 시장이 전시 성폭력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베를린의 여러 지역 학생들과의 수년간의 성공적인 교육 활동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일본군‘위안부’박물관(MuT)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성폭력에 대한 인식 제고 및 교육 활동은 특히 베를린 주정부에서 자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카이 베그너 시장과의 면담에서 일본 정부가 구청과 주 정부에 가한 압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자 합니다. 평화의소녀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베를린 미테구청에 있습니다. 베를린 시장이 왜 “일본 대사를 포함”시키고 싶어하면서도 코리아협의회와는 대화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일본 정부가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건립에 간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일방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평화의소녀상을 “일방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전쟁의 역사에서는 남성의 관점만 고려되었습니다. 평화의소녀상의 새로운 점은 처음으로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일본 정부의 평화의소녀상에 대한 관점은 일본 전쟁의 희생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군‘위안부’박물관(MuT)은 무력 분쟁에서 성폭력의 보편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군의 ‘위안소’ 제도 외에도 베트남 전쟁, 강제 수용소 매춘 업소, ‘이슬람 국가’ 등 다른 곳에서 발생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다루고 있습니다. 평화의소녀상은 이 민감한 주제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소개하기 때문에 이 교육 작업 중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이른바 일본군‘위안부’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와 네덜란드 출신입니다. 이는 평화의소녀상을 활용한 교육 작업에서 항상 전달됩니다. 평화의소녀상은 전쟁 중 성폭력에 대한 침묵을 깬 여성들의 용기를 상기시켜 줍니다. 수치심과 죄책감을 극복하는 것은 성폭력의 연속성을 끊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평화의소녀상이 보존되기를 바라는 베를린 시민들

수천 명의 시민들이 두 차례의 청원과 공개 서한을 통해 베를린 평화의소녀상을 영구적으로 보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베를린의 일본계, 한국계 시민들은 평화의소녀상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베를린 미테 지역구 의회(BVV)에서도 평화의소녀상 영구 보존을 위해 여러 차례 찬성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또한 베를린에는 성폭력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또 다른 기념관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는 평화의소녀상 철거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화의소녀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평화의소녀상 현황

공공장소에서의 예술은 지방 자치 단체의 문제인데 주 정부 차원에서 개입하는 것에 대해 매우 놀랐습니다. 베를린 미테 지역구 의회는 처음부터 평화의소녀상 보존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2020.01.12.의 결의안 2745/V “평화의소녀상 보존-성폭력 피해자를 기념할 수 있도록”, 2021.03.18의 결의안 3029/V “평화의소녀상에 대한 보안 보장”, 2022.06.16의 결의안 0428/VI “평화의소녀상 영구 보존”은 미테 구청에서 이행해야 합니다. 평화의소녀상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합니다.

국제 분쟁 성폭력 근절을 위한 세계 평화의 날 철야 집회

우리에게 평화의소녀상은 이미 분쟁 지역 내 성폭력에 반대하는 보편적인 기림비입니다. 오는 6월 19일, 국제 분쟁 성폭력 근절의 날을 맞아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를 초청해 평화의소녀상에서 전 세계의 다양한 분쟁을 주제로 한 철야 집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평화의소녀상 건립은 2022년 9월 28일까지 미테구청의 담당 구역에서 승인되었습니다. 2022년 5월 10일에 허가 연장이 신청되었습니다. 2022년 9월 23일, 미테 구청에서 허가 연장이 현재 처리 중이며 최종 의견을 구하기 위해 구청 법무 부서에 제출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평화의소녀상은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계속 존치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현재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구청에서 더 이상 저희의 요청을 처리하지 않고 있습니다.